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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안의 소원

        (한 형제 어릴 적 합작)

 

한유현과 한유진이 자주 오는 바닷가에서 한유진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샌들을 손에 들고 바닷가에 발을 적시면서 한유현을 보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유현아 작은 병에 소원을 적어 바다에 떠나보내면 소원이 이루어진대’

 

어린 나이에 뭣도 모르고 하는 말이고 미신이기 다름없는 말이지만 한유진이 하는 말이기에 그 말을 마음속 깊이 담으며 한유현 대답했다.

 

'그거 정말이야 형? 그럼 우리도 나중에 해보자!‘

 

한유현과 한유진은 이 바다로 놀러 가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때로는 이 넓은 바다에서 헤엄치며 자신들이 놀기에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었다. 남의 시선 쓸 일 없이 둘이서만 단둘이 못 나눈 이야기를 나누고 적막 속에 해가 지는 바다를 보며 강조하듯 늘 서로는 말했다.

 

'형 우리 이 자리를 둘이서만 간직하자.‘

 

'유현아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늘 여기 이 자리에서 얘기도 나누고 언제나 함께하자.'

 

아주 아름답게 펼쳐진 밤하늘 은하수 아래에서 한유현과 한유진은 새끼손가락을 서로 엮어서 약속했다. 그리고 사이좋게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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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한유진은 침대에서 조용히 일어나 다시 바다로 나갔다. 주위를 둘러보고는 모래 위에 털썩 앉아서 무수한 별들이 바다 위로 비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는 혼자 중얼거리며 말했다.

 

'우리 유현이 만큼은 행복해지기를 내일 빌어야지….‘

 

잠시간의 침묵이 흐른 후 그렇게 한유진은 자신의 몸에 묻은 모래를 탈탈 털어내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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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다음 날에 한유현과 한유진은 손을 잡고 다시 바다로 같이 나왔다. 한유진이 한 말을 직접 실천해보기 위해 재료를 구하여서 바다로 와 작은 종이에 소원을 적기 시작했다. 둘 다 다 적었을까? 한유진이 한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현아 우리 같은 날 소원 이루어지게 같은 병에 넣어서 보낼까?‘

 

'그럼 그렇게 하자 형’

 

같은 병에 종이를 넣고 바다로 떠내려 보내고…. 서로의 손을 잡고 종이를 담은 병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쳐다보았다. 자신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다 떠내려갔을까 떠나보낸 병이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됐을 때 서로는 약속이라도 한 듯 얼굴을 쳐다보고 말했다.

 

'형…. 나 때문에 미안해….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랑 어울리지를 못했잖아….‘

 

서로의 솔직함이 마음속에서 북받쳐 오르듯 흘러나왔다.

 

한유현의 마음은 한유진이 자신이랑만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지만 미안하다 하였다. 한유진이 미안하다는 말을 고쳐주고는 그 말에 가뿐하다는 작은 미소로 말했다.

 

'유현아 나의 소원은 이루어졌어. 형이 늘 너를 아끼잖아. 그래서 달밤에 내가 다른 소원을 빌었다가 고쳤어. 내가 늘 너의 곁에 있게 해달라고 그 소원은 이루어졌을 거야.'

한유현이 몰랐다는 눈을 하며 말했다.

 

'형…. 혼자 가지 마…. 같이 언제까지나 함께해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먼저 형을 놓을 일은 없을 거야 형’

 

어린 소년들의 나누는 얘기가 끝날 무렵 해는 지고 있었다. 빨갛게 지는 노을이 바다 아래로 사라지기를 계속 쳐다보며 둘은 마주 잡은 손을 더욱 꽉 잡았다. 저 소원이 영원히 이뤄지기를 그리고는 마음 깊이 다짐했다.

 

(우리는 행복해질 거야. 그리고 누구도 우리를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자리까지 갈 거야.)

크아 님 (@JjJGre7tBguAB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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